“3종류 이상의 고혈압 약을 평생 복용하고도 조절도 잘 되지 않던 고혈압을 단 한번의 치료로 완치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딥큐어 창업자인 정창욱 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의 포부다. 딥큐어는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신장신경차단술(RDN)용 의료기기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국내 바이오벤처다. 기존 업체들이 개발하고 있는 카테터 방식이 아닌 복강경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으로 RDN용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정 교수는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함께 글로벌 업체들이 임상에 성공하지 못한 근본 원인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 결과를 국제학술지 등에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임상적 수용성과 효능을 동시에 달성한 혁신적인 복강경 RDN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정 교수는 단순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이를 임상에 사용하는 등 상용화 목적으로 지난 2019년 ㈜딥큐어를 창업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인구의 28%인 1207만명이 고혈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혈압이 무서운 질환인 이유는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과 같이 별 다른 증상이 없다가 뇌졸중·허혈성심질환·심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고, 이런 합병증에 의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고혈압 환자 중 약 20%가 저항성 고혈압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항성 고혈압이란 3가지 종류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복용하고도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을 말하며, 환자들은 치료약이 없어 합병증으로 고생하다 조기 사망하게 된다.
이러한 고혈압 시장은 제약회사뿐 아니라 의료기기업체에 있어도 연 10조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는 블루오션 시장이다. 2000년대 들어 메드트로닉, 보스턴사이언티픽 등 다수의 글로벌 의료기기업체가 카테터를 활용한 신장신경차단술(RDN)용 의료기기 개발에 뛰어든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RDN용 의료기기는 전무하다.
딥큐어는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아직까지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한 RDN용 의료기기는 없다는 것에 착안, 세계 최초의 FDA 승인 RDN용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년간 누적해 온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광범위한 대동물 실험을 진행하며 FDA 승인을 위한 데이터 및 임상 프로토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초 GE헬스케어, 지멘스 출신인 김기완 대표 영입을 시작으로 국내 최고 의료기기 임상·RA 전문가인 아이큐비아 출신의 우애영 이사를 영입, 국내 의료기기 최고 수준의 경영진을 구축했다.
또 글로벌 임상수탁기관(CRO) 업체인 아이큐비아와 함께 올해 임상 진입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의료기기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적합 인정을 획득해 올해 국내 및 미국 임상 진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최의근 교수는 “글로벌 RDN의 경향은 저항성 고혈압뿐만 아니라 중등도 이상의 고혈압을 가진 젊은 환자로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며 "동물실험에서 딥큐어의 복강경 RDN 기술로 부정맥, 심방세동 등 다양한 심질환 치료의 효과가 있어 많은 환자들이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